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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가 채취된 후 검사실에서 처리되기까지의 과정은 복잡하며, 각 검체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이를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검체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전달되는 동안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검체 관리 오류는 전체적으로 드물긴 하나, 한 번 발생하면 환자 안전과 병원의 법적 책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애틀랜틱헬스의 EVP 겸 CIDO, CISO인 수닐 다들라니는 “검체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아 분실되거나 오염될 경우, 진단이 지연되고 치료 계획 수립이 늦어지며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리스크를 빠르게 해결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애틀랜틱헬스는 검체 추적을 정밀하게 수행하고 오류를 줄이며 진단 정확도를 개선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을 필요로 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

처음 제안된 솔루션은 전체 인프라를 재설계해야 하고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의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비용이 과도하고 운영상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들라니와 그의 팀은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대신, 문제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임상 현장의 이해관계자들과 다시 논의하는 단계로 되돌아갔다.

다들라니는 “기술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해결책의 3분의 2는 적절한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하며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데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데이터인지, 프로세스인지, 기술인지, 아니면 인재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례에서 핵심은 특정 시점에 검체가 어디에 있으며, 책임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팀은 기존 인프라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추적 시스템(Electronic Specimen Tracking Project)을 개발했다. 다들라니는 “바코드 스캐너를 활용해 검체가 단계별로 이동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경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대규모 시스템 개편이나 막대한 예산 없이도 구현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다들라니에 따르면 첫 번째 프로토타입은 6개월에 걸쳐 개발돼 반복적인 개선 과정을 거쳤다. 개발팀은 임상 의료진, 검사실 전문가, 기술팀과 함께 공동 설계 세션을 진행해 현장 인사이트를 적극 반영했다. 또한,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부서도 참여시켜 다양한 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개발 과정 전반을 점검했다. 다들라니는 “이 세션들은 활발한 의견 교류가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가 만든 모든 요소는 이론적 가정이 아닌 실제 현장의 피드백에 기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팀은 이 시스템이 매우 가치가 높다는 점을 빠르게 실감했지만, 동시에 이를 여러 부서와 병원 시스템 전반으로 확장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다들라니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듈형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도록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고 언급했다.

세심한 사용자 경험 고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업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은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일 로그인(SSO)과 이중 인증 기능을 적용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동일한 자격 증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로그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생체 인증 기능을 도입해 인증 속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했다.

다들라니는 “검체 처리 과정에서 본인의 단계를 완료하면, 애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다음 담당자에게 현재 위치를 알리는 알림을 전송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프로세스 변경 사항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알림이 과도하게 전송되면 사용자들이 무감각해져 오히려 중요한 알림에 대한 반응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알림 피로도‘를 방지하는 데 특히 신경 썼다”라고 그는 언급했다.

검사실을 넘어선 성과

현재 이 솔루션은 현재 애틀랜틱헬스 내 모든 수술실과 7개 병원 시스템에 걸쳐 운영 중이며, 검사실 인력과 임상의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도입 이후 검체 분실 사례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검체 이동 경로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실시간 가시성이 확보돼 처리 시간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이제 모든 관련 직원이 각 검체가 어느 시점에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은 팀 간 협업을 개선하고 부서 간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했다. 다들라니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개선 영역을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 환자 회전율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대기 시간을 줄이거나 재입원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같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병원 시스템이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핵심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아틀랜틱 헬스는 ‘2025 娇色导航100 어워드’를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들라니는 “디지털 혁신은 항상 해결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명확한 기준선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성공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전략적 방향성도 더욱 명확해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협업이며, 올바른 팀과 효과적인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미래의 의료 서비스를 새롭게 설계하고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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