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가 예약 인스턴스(RI)와 세이빙 플랜(SP) 정책을 강화하며, 해당 프로그램의 사용 대상을 단일 최종 고객으로 제한했다.

클라우드 비용은 통제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실제로 CIO의 83%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당초 예상보다 평균 30% 더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
이제 적어도 AWS 고객에게는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AWS가 예약 인스턴스(RI)와 세이빙 플랜(SP)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1일부터 RI와 SP는 단일 최종 고객만 사용할 수 있다. 즉, AWS 파트너는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할인된 클라우드 용량을 구매한 뒤 여러 고객에게 재판매하거나 공유하는 것이 금지되며, 구매한 인스턴스는 반드시 해당 구매자가 직접 사용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투자사인 클라우드 캐피털의 CEO 에드 배로우는 “구매자는 이제 유연성이 사라진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라며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클라우드 경제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AWS, 클라우드 약정 구조 재편
아마존 엘라스틱 컴퓨트 클라우드(Amazon EC2)의 RI와 SP는 장기적이고 일관된 AWS 사용에 대해 절감 효과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RI는 기업이 특정 가용 영역에서 인스턴스를 사전에 예약해, 필요한 시점에 워크로드를 위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SP는 일정 수준의 사용량을 시간당 달러($/시간) 기준으로 약정하는 조건으로 온디맨드보다 낮은 가격을 제공한다. AWS에 따르면, 이 두 프로그램은 온디맨드 요금 대비 최대 72%의 할인을 제공한다.
하지만 배로우는 수년간 벤더들이 이 두 프로그램의 유연성을 악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약정을 하나로 묶어 재분배하고, 서브 계정 간 지출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리스크 없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왔다.
배로우는 “판매자는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두고도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고, 특히 스타트업과 중견 기업은 약정의 부담 없이 절감 효과만 누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구조는 AWS의 수요 예측과 계획 모델을 교란시켰고, 이에 따라 AWS는 이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특정 고객에 기반한’ 약정을 필요로 하게 됐다.
오는 6월 1일부터 AWS는 서브 계정 간 약정 이전이나 고객 간 신규 약정 재분배를 금지할 예정이다. 배로우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AI와 하이퍼스케일 워크로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인프라에는 장기적인 계획과 자본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 UK의 필 브런카드는 “AWS가 RI나 SP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단지 그간의 허점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로 MSP가 대규모 약정을 일괄 구매한 뒤 수십 개 고객에게 나눠 EC2 인스턴스를 할인된 가격에 사실상 재판매하는 방식이 차단된다”라며 “결국 AWS는 고객과의 직접 계약과 더 간결한 과금 구조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IT 구매자가 해야 할 일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필 브런카드는 브로커나 부가가치 리셀러(VAR)를 통해 할인된 클라우드 리소스를 조달해온 기업이라면, 그동안 활용해온 차익 거래의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기업들이 안정적인 워크로드에 대해 ‘소폭의 가격 인상’을 감수해야 하며, 공동으로 묶어 운영해온 약정을 해체하고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혼선’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런카드는 원래의 할인 혜택이 브로커를 통해 제공된 것이었다면 “예산에 소폭 인상분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RI나 SP를 직접 구매하거나 AWS의 엔터프라이즈 할인 프로그램(EDP)을 통해 대량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이번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라지는 점은 단지 가격이 기준화된다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브런카드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이 자사의 약정 노출 상태를 점검하고,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업체(MSP)에게 현재 풀링된 약정과 갱신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구매는 마스터 결제 계정 하위 또는 독립된 고객 서브 계정 단위의 직접 약정 또는 테넌트별 약정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갱신이나 용량 추가가 필요할 때는 총 지출 금액을 기준으로 EDP 협상에 나설 수 있고, AWS는 일반적으로 브로커를 통해 받은 혼합 할인율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라고 전했다.
브런카드는 또한 지금이 핀옵스(FinOps)를 점검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도 언급했다. 브런카드는 “공동 약정을 활용한 차익 구조가 사라진 이후에는 자동 리소스 최적화, 더 나은 인스턴스 스케줄링, 스팟 인스턴스 활용 확대 등을 통해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배로우 역시 사전 감사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 모델 리스크 분석: 사용량이 감소하거나 계획이 변경될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시나리오를 분석해야 한다.
- 벤더 검증: 벤더의 비즈니스 모델이 풀링이나 재배분에 의존하고 있다면, 6월 1일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조달 구조 재편: 짧은 기간의 약정, 계층화된 사용량 구조, 재무 전략에 부합하는 조건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 적합한 파트너 재선정: 단순히 AWS를 마진만 붙여 재판매하던 벤더가 아닌,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고려해야 한다.
배로우는 “지나친 약정을 벤더의 유연성에 의존해 관리해온 기업들은 이제 총이익률 하락, 예산 초과, 재무와 엔지니어링 간의 불일치 심화라는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배로우는 RI와 SP 재배분 전략에 기반한 벤더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은 “하룻밤 사이에 리스크 프로파일이 바뀌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약정은 사실상 취소 불가능한 재무적 의무가 되며, 클라우드 사용량이 감소하거나 방향이 바뀔 경우 기업은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다. 많은 벤더들은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이를 보호해줄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배로우는 “많은 벤더들이 AWS의 귵Ӡ 완화에 기대어 비즈니스를 구축해왔다”라며 “그러나 이제 그 유예가 사라졌고, 그런 모델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많은 CFO들이 이번 변화를 재무 구조조정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전하며 “이것은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적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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